한국 증시가 새로운 장면을 열었다. 2024년 10월 27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한 것이다. 불과 1년 전 2290까지 내려갔던 지수를 생각하면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상승. 그 배경에는 글로벌 자금 흐름뿐 아니라 국내 정책 변화가 깊이 자리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해 온 기업 지배구조 개혁과 자본시장 활성화 전략이 실제 시장 움직임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 “4000은 끝이 아니라 시작”
더불어민주당 내 ‘코스피5000특위’를 이끄는 오기형 의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시장 상승의 두 축을 짚었다.
첫째는 기업 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기대감.
둘째는 반도체 중심의 기업 실적 회복이다.
9월 초까지 3600선까지 오른 것은 개혁 기대가 반영된 결과였고, 이후 4000 돌파는 실제 기업 실적이 끌어올린 흐름이라는 설명이다. 오 의원은 지금의 지수는 “정상화의 초입”이며, 일본 증시가 10년간 3배 오른 배경 역시 지배구조 개선과 시장 신뢰 회복이었다고 강조했다.
■ 한국 증시가 뒤처졌던 이유
오 의원은 지난 10년간 한국 증시가 박스권에 머문 이유를 간단히 지적했다.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계기로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불신이 시장 전반에 퍼졌고, 이로 인해 한국 자본시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오랜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일본은 2014년 ‘이토 보고서’를 시작으로 꾸준한 개선을 진행했고, 그 성과가 지수에 반영됐다.
현재 민주당이 추진 중인 1·2차 상법 개정은 이 문제를 뒤집기 위한 첫 단추다. 오 의원은 “국내외 투자자들이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지금은 기대감이 형성됐다”고 설명한다.
■ 시장이 주목하는 ‘3차 상법 개정’
이제 초점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포함될 3차 상법 개정안이다. 기업이 자사주를 사들였으면 발행주식 총수에서 빼야 하며, 자사주는 자산이 아니라 “미발행주식”이라는 것이 오 의원의 핵심 논리다.
김남근 의원이 제시한 방안도 논의 대상이다.
- 신규 취득 자사주는 1년 내 소각
- 기존 보유 자사주는 자본금 대비 10% 등 상한 설정
- 자사주가 많은 기업은 연 10%씩 단계적 소각 허용
재계에서는 경영권 방어 약화를 우려하지만, 오 의원은 “자사주가 자산이라면 주식을 무한정 발행해 파는 것이 원칙적으로 가능해진다”며 논리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 자본시장법 개정과 공시제도 개선도 병행
정책 방향은 단순히 자사주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오 의원은 앞으로 의무공개매수제 도입, 공시제도 개선, 시장 불공정 요소 제거 등이 동시에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목표는 한 가지다.
한국 주식시장을 ‘뒤통수 맞는 시장’ 이미지에서 벗기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
■ 세제 개편 논쟁: 금투세는 돌아올까
배당소득 분리과세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논의도 다시 무대 위에 올랐다.
오 의원은 “세금으로 가격을 움직이려 해선 안 된다”고 전제하면서도, 손익 통산이 가능한 금투세 체계가 장기투자와 분산투자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투세 부재로 인해 정책 논쟁이 비효율적 구조에 갇혀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이소영 의원이 발의한 ‘주가누르기 방지법’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 앞으로 증시 상승의 조건
오 의원은 특위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고 인정한다. 4000 이후의 길은 단순한 상법 개정만으로 열리지 않는다.
- 정부의 산업 투자 전략
- 미래산업 재편
- 기업 성장
- 기관투자자의 참여 확대
이 네 가지가 한국 증시의 장기 상승을 결정할 핵심 요소다.
■ 정리
코스피 4000 돌파는 상징적인 사건이지만, 정책·구조·신뢰라는 세 개의 축이 제대로 굴러가기 시작했다는 신호에 가깝다. 일본처럼 10년간 지속적인 개혁이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코스피5000 시대가 현실이 될지는 앞으로의 제도 설계와 시장 신뢰 회복 속도에 달려 있다.
한국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벗어나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할지, 지금이 바로 분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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